일반건강상식..

현기증이란....

설운암 2010. 7. 30. 13:47

현기증이란


1. 정의

현기증이란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지만 움직이는 것으로 느껴지거나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현기증의 정도는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주관적인 증세이므로 환자 자신은 무척 힘들게 느끼지만 주위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메스꺼움, 두통 등의 다른 흔한 증상들과 같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현기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많이 경험합니다.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가 머리나 다른 부위의 통증이라고 한다면 현기증은 그 다음으로 흔한 원인입니다.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모든 인구의 42% 가량이 어지러운 증세를 가지고 평생동안 한번 이상 의사를 찾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현기증을 크게 말초성 현기증과 중추성 현기증으로 구분하는데, 전자는 귀의 내이와 전정신경에 이상이 있어 나타나고 후자는 중추신경의 이상에 의한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현기증의 약 80% 정도는 말초성 현기증이며, 20%는 중추성 또는 그 외의 원인에 의한 것입니다.
현기증이 모두 병적인 현상은 아니며 정상적으로도 현기증을 경험하는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심하게 흔들리는 배를 탔을 때 나타나는 현기증과 멀미,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때의 어지러운 느낌, 놀이동산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놀이기구를 탔을 때의 현기증 등은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병적인 현기증은 이러한 상황이 아닌 경우인데도 어지럽게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러워지는 것은 전정기관의 이상에 의한 것이 아니고 뇌혈류의 부족에 의한 것입니다.
갑자기 일어나면 머리로 올라가는 혈류가 상대적으로 줄게 되어 잠시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배가 심하게 고플 때 느끼는 현기증도 비슷한 현상으로 뇌에서 필요한 혈당이 부족하여 뇌기능이 일시적으로 감소되기 때문입니다.
빈혈이 아주 심할 때에도 비슷한 이유로 현기증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빈혈에 의해서 현기증이 생기기 위해서는 빈혈이 매우 심해야 하며 그보다는 두통이나 피로감 등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의사를 찾는 어지러운 환자들의 상당수가 빈혈과 현기증을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2. 증상

현기증의 느낌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빙빙 돈다"고 하는 표현이 가장 많지만 이외에도 흔들리는 느낌, 몸이 붕 뜬 느낌, 머리가 맑지 않고 아픈 느낌, 눈앞이 가물거리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빙빙 도는 느낌은 환자 자신이 도는 것으로 느끼기도 하고 주위 환경이 도는 것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이외에 똑바로 서있기 어려움, 걸을 때 흔들림. 몸이 한쪽으로 기우는 증세 등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현기증이 심한 경우에는 메스꺼움과 구토를 경험할 수 있고 식은 땀을 흘립니다. 두통, 목과 등의 근육통이 동반될 수 있고, 멀미를 잘하게 되며 밝은 곳과 시끄러운 곳을 피하게 됩니다. 또한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하며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고 시야가 흔들리며 책을 읽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증세가 심한 초기에는 불안해 하기도 하며, 증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자신감이 없어지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3. 원인,병태 생리

현기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크게 구분하면 말초기관의 질환과 중추신경계의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평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의 말초감각기관이란 속귀(내이)의 달팽이관(cochlea)을 제외한 부분, 즉 전정(vestibule)과 세 개의 반고리관(semicircular canal)을 말합니다. 세 개의 반고리관은 몸의 회전을 감지하고 전정은 몸의 직선적 속도 및 가속도(중력 포함)를 감지합니다.
전정 안에는 이석(otolith)이라고 하는 돌가루와 비슷한 것이 있어 주위의 액체성 구조와는 달리 관성을 크게 받고 이에 따라 중력을 포함하는 가속도를 감지하게 됩니다.

중추신경계는 크게 구분하여 대뇌(cerebrum)와 소뇌(cerebellum), 뇌간(brainstem)으로 구분되고 이 중 몸의 평형유지에 주로 관여하는 부분은 소뇌와 뇌간입니다. 여기서는 말초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온 정보를 비교, 분석하여 몸의 각 부분에 일정한 신호를 보내어 적당한 근육의 긴장을 유지시킵니다. 또한 신호의 일부는 눈(안구)의 근육으로 보내져서 일정한 움직임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전정기관의 신호에 의한 눈의 움직임을 안진(nystagmus)이라 합니다. 즉, 전정기관의 이상은 안진으로 대개 나타나고 의사는 환자의 눈을 잘 관찰하거나 검사함으로써 전정기관의 이상을 판정합니다. 현기증을 유발하는 전정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특발성 내림프수종(idiopathic endolymphatic hydrops)을 일으키는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은 병명에 원인미상을 의미하는 '특발성'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원인을 모릅니다.
가장 빈번한 현기증의 원인인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도 반수 이상에서는 직접적인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현기증의 원인이 알려진 가장 흔한 질환은 머리외상(head trauma)입니다. 중이염이나 내이염(labyrinthitis)에서는 세균에 의해 전정기관이 파괴되어 현기증과 청력감소를 일으킵니다.
바이러스도 전정기관이나 전정신경에 염증을 유발하여 현기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일부 항생제를 고용량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도 약물이독성(ototoxicity)으로 어지러운 증세가 올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작은 혈관에 지방 덩어리가 끼거나 내이나 중추신경계에 혈액순환이 나빠지는 경우에 이로 인한 기능장애가 올 수 있습니다. 즉, 뇌졸중 또는 중풍의 한 유형으로 현기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드물지만 뇌종양, 특히 청신경 종양으로 인하여 현기증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약한다면, 현기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말초성 질환에는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일명 BPPV),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onitis) 또는 내이염(labyrinthitis),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돌발성난청(sudden hearing loss), 약물이독성 현기증(ototoxicity), 외림프누공(perilymph fistula), 청신경 종양(acoustic tumor) 등이 현기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은 내이의 특정한 부위에 모여 있는 이석에 의해 생기는 현기증입니다. 화학적으로 이석은 작은 칼슘의 결정체이며, 머리외상, 내이감염, 노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 등과 같은 내이 질환이 있을 때에 생길 수 있습니다.
전정 안에 들어 있는 이석, 즉 돌가루가 여러가지 이유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에 들어감에 따라 증상이 생깁니다. 반고리관 안에는 원래 내림프라는 액체가 들어 있어 회전감각을 담당하는데 여기에 돌가루가 들어가면 원래의 기능과는 달리 중력이나 가속도에 따라 자극을 받게 됩니다. 이에 따라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돌릴 때,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숙일 때 수초에서 일분 가량 지속되는 빙빙 도는 현기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이염과 전정신경염이라는 용어는 내이 및 내이와 중추를 연결하는 전정신경의 염증을 의미하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습니다. 만약 세균이 달팽이관을 침범하면 청력감소나 이명을 일으키며, 전정기관을 침범하면 현기증이나 시각장애를 일으킬 것입니다.
세균은 두가지 방법으로 미로에 손상을 줍니다. 중이나 내이를 둘러싸는 뼈를 감염시킨 세균은 독소를 생성하여 와우(달팽이관)나 전정기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러한 종류의 염증을 장액성 내이염이라 합니다.
그리고 세균 자체가 미로를 침범하여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화농성 내이염이라 합니다. 장액성 내이염은 만성 중이염에 의해 가장 흔히 생기며, 세균성 내이염의 흔한 형태입니다. 세균성 뇌막염이 내이에 염증을 일으켜 화농성 내이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균은 또한 외림프액 누공과 같이 중이와 내이를 나누는 막이 파손되었을 때에도 내이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도 내이에 들어와 미로와 신경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단지 증상에 의해 염증이 생긴 부위를 감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이염과 신경염이라는 용어는 혼용됩니다. 세균성 내이염보다는 내이에 염증을 일으키는 기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혈액으로부터 염증이 들어오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신감염의 결과로서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내이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흔한 바이러스로는 인플루엔자, 홍역, 볼거리, 헤르페스, 소아마비바이러스 등이 있습니다.


4. 진단

현기증의 진단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시작합니다. 먼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습니다. 다음으로는 증세가 얼마나 심한지, 또는 평형을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 문제가 생겼는지 측정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각 질환에 대해 또한 평형능력의 소실 정도에 맞추어 치료의 방향과 정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증상의 발생과 특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입니다. 현기증이 빙빙 도는 유형인지, 지속적인지, 시간이 흐르며 감소되는지, 일정한 자세에서 심해지는지 등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동반되는 증세, 예를 들면 청력감소, 이명,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현기증과 함께 청력감소나 이명이 생겼다면 이는 내이에 이상이 생겼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주의 깊게 보는 것은 환자의 눈(안구)입니다. 전정기관의 이상에 의해 현기증이 생기면 이로 인해 눈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정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이를 안진(nystagmus)이라고 합니다. 귀에 의한 현기증이 가장 많으므로 귀를 진찰하고 청력검사도 시행합니다. 일정한 자세에서 유발되는 현기증을 진단하기 위해서 침대 위에서 몇가지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체위변환검사(positioning test, Dix-Hallpike test)를 시행하여 전형적인 안진을 관찰하는 경우에는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을 바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 전정기능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검사 기계들이 급속히 개발되어 진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를 전정기능검사(vestibular function test)라고 합니다. 눈의 움직임, 즉 안진을 의사가 직접 관찰하는 것보다는 기계를 통하여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기록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전기안진검사(electronystagmography)는 전극을 눈 주위에 붙이고 안구가 움직일 때 생기는 전기적인 신호를 측정하여 안진을 기록합니다. 최근에는 비데오 카메라를 이용한 비데오 안진검사(video nystagmography)가 개발되어 더욱 정확한 측정이 가능합니다.
회전의자검사(rotating chair test)는 환자가 의자에 앉아 일정하게 회전할 때 나타나는 안진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회전 자극에 의한 양쪽 내이의 반응을 측정하여 기능 소실 정도를 평가합니다. 최근에는 몸의 중심을 잡는 기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동적자세검사(dynamic posturography)라고 합니다. 여러가지 시각과 체성감각의 조건 하에 발판 위에서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여 환자의 전정기능을 통한 평형유지 능력을 평가하고 또한 치료에 따른 기능의 회복 정도를 측정합니다.
이외에 중추신경계의 이상이 의심되거나 청신경 종양을 감별하기 위해서 자기공명영상 검사(MRI)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경과,예후

장액성 내이염의 증상은 처음에는 매우 가볍습니다. 그러나 염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증상이 더욱 심해져 결국 청력기능과 전정기능이 전부 소실됩니다.
화농성 내이염의 증상은 장액성 내이염과 비슷하나 대개 처음부터 증상이 심하고 매우 빠르게 악화됩니다. 따라서 종종 영구적인 청력과 전정기능 소실을 일으키게 됩니다.
바이러스성 내이염의 증상은 세균성 내이염과 유사하며, 경한 청력소실이나 현기증으로부터 매우 심한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균성 내이염과 달리 대부분은 영구적인 청력손실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환자의 약 반은 완전히 회복되며 나머지의 대부분도 증상이 상당히 호전됩니다. 즉시 치료를 받는다면 대부분의 내이염은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키지 않으나 어떤 경우에는 영구적인 청력소실이 올 수도 있습니다. 내이염이나 전정신경염에서 영구적인 전정기관 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으나 다행히 중추신경계(뇌)가 전정기관 손상에 적응(adaptation)하게 됩니다. 특히 부분적인 손상이나 좌우 한쪽만 손상된 경우에는 더욱 잘 적응합니다. 이러한 대뇌의 적응은 손상이 얼마나 심하냐 혹은 신체가 염증으로부터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따라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환자가 현기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할 때 적응이 생길 수 있고, 침대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은 적응기전을 방해합니다. 현기증과 시력장애, 평형장애는 대뇌의 적응이 불완전하다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은 빙빙 도는 현기증으로 나타나며 심한 현기증은 대개 5분을 넘기지 않으나 분명하지 않은 어지러운 느낌을 수시간 내지 하루 종일 느낄 수 있습니다. 증상을 일으키는 유발인자는 사람마다 매우 다양하나 거의 항상 머리나 자세를 변환시킬 때 생깁니다. 특히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 누웠다 일어날 때 혹은 앉은 상태에서 누울 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기증은 대개 수일간 반복되다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병의 이름에 "양성"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습니다.
증세가 좋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떠돌던 내이의 돌가루가 녹아 없어졌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6. 합병증

내이염, 돌발성난청, 메니에르병 등에서는 청력감소가 동반됩니다. 심한 현기증이 오랜동안 지속되면 심리적 불안과 함께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며 이 때에는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7. 치료

현기증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서 매우 다양합니다. 한 가지 병에서 유용한 치료법이 다른 질환에서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대개 심한 현기증이 지속될 때에는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물(전정억제제)을 사용하지만 이 약물을 수일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나중에는 오히려 증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동반되는 구토나 메스꺼움에 대해서는 이를 억제 시키는 약을 투여할 수 있습니다. 약물 이외에 메니에르병에서와 같이 식이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적당한 시기에 전정재활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균성 내이염의 치료는 염증의 형태에 관계없이 항생제를 사용하며, 만약 진행된 중이염에 의해 내이구조가 파괴되어 있으면 수술로 염증부위의 제거가 필요합니다.
바이러스성 내이염이나 전정신경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현기증이나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심할 때에는 증상에 대한 약을 사용합니다. 내이염이나 전정신경염에 의하여 전정기능이 소실되면 초기에는 어지러운 증세가 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치료를 하지 않아도 증세가 감소합니다. 이는 기능을 다시 회복한다기 보다는 잃어버린 전정기능을 중추신경계에서 대신 보충하여 평형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능을 보상(compensation)이라고 하는데 노인에서처럼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보상이 효과적으로 되지 않아 현기증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은 80% 이상에서 저절로 회복되기 때문에 증상적인 보존적 치료 외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약 반수에서는 완전히 회복했다가도 다시 재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주 재발하거나 일반적인 치료로서 쉽게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 과거에는 수술적인 방법을 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 환자에서 반고리관 안의 이석(돌가루)을 병변이 있는 반고리관으로부터 빼내는 재활운동법이 도입되어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병이 있는 반고리관에 따라 약간씩 운동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가장 흔한 후반고리관 양성돌발성체위성현기증의 경우 반고리관결석 위치교정술(canalith repositioning maneuver, Epley maneuver)이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후반고리관 내에 떠다니는 결석조각을 일련의 자세변화를 통하여 반고리관 밖으로 꺼내는 운동으로서 방법은 앉은 자세에서 환측으로 누운 자세를 갑자기 취한 후 3분 정도 유지합니다. 이후 천천히 머리를 반대쪽으로 돌려 반대쪽 귀가 바닥으로 향하게 한 뒤 4분 정도 유지하고 천천히 앉은 자세로 돌아옵니다.
치료 후 일정 기간 동안 똑바로 앉아 있어야 효과가 좋습니다. 대개 의사나 전정치료사에 의해 시행되며 단 한번의 치료로 90% 이상에서 증세가 호전됩니다.


전정재활치료(Vestibular Rehabilitation)
현기증을 갖고 있는 환자는 평형장애 이외에도 활동의 감소로 인한 여러가지 동반증상을 겪습니다. 여기에는 원기부족, 움직임의 둔화, 뒷목이나 어깨 근육긴장도의 증가, 이로 인한 두통과 근육통 등이 포함됩니다.
심한 현기증과 평형장애는 삶의 질을 낮추고 취직의 기회도 잃을 수 있으며 이외에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전정재활치료라 함은 현기증을 겪고 평형능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운동요법을 통하여 증세를 감소시키고 일상생활에서의 평형능력을 강화시키는 치료입니다.
기존의 치료 방법들은 어지러운 증세에 대해 진정제(전정억제제)나 이와 유사한 약제를 투여하여 증세를 완화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는 오히려 환자의 증세를 지속시키며 평형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종종 초래하였습니다.
전정재활치료의 원리는 약화된 전정기능을 중추신경(뇌)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촉진시켜 증세를 빨리 없애고 평형능력을 증대 시키며, 일상생활에서의 활동을 극대화하는데 목표가 있습니다. 환자는 일정한 교육을 받고 이를 가정에서 매일 반복적으로 훈련하게 되며 4주에서 6주 정도 정기적으로 의사를 방문하여 경과를 확인합니다.
현기증이 있는 모든 사람이 전정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는 어지러운 질환으로 급성기(심하게 어지럽고 구토가 유발되는)를 지나 수일 또는 수주의 시간이 지났지만 증세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에 큰 도움을 받습니다.
질환에 따른 치료의 필요성 여부는 의사의 결정에 따르셔야 합니다. 현기증의 원인이 전정기관의 이상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정재활치료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전정습관화 운동(vestibular habituation exercise)이라고 하며 특별히 현기증이 유발되는 상황이나 자세를 찾아내서 이를 반복하여 경험하도록 운동을 시키는 것입니다.
운동의 초기에는 이와 같은 운동에 의해 심한 현기증을 겪을 수도 있지만 반복된 훈련을 통하여 점차 증상이 감소되고 나중에는 어지럽지 않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머리와 눈을 움직이는 일련의 운동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도록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는 평형재훈련 운동(balance retraining exercise)이라고 하며 서거나 걸으며 평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감각정보와 근육의 적당한 조절을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일정하게 짜여진 걷는 운동을 교육받으며 이를 일상생활에서 응용하여 평형능력을 극대화하도록 훈련합니다. 또한 전정기능의 강화를 위해 도움이 되는 운동, 예를 들면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골프 등의 운동을 권장합니다.
치료의 초기에는 평소보다 오히려 어지러운 증세가 심해지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만 넘어서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서 증세가 감소하고 점차 좋아지므로 초기의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8. 예방법

인간은 움직이며 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적당한 노동과 운동은 현기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중이염이 있는 경우에는 합병증으로 인한 내이염 등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적으로 누구나 어지러울 수 있는 상황, 예를 들면 멀미를 했다든지, 어지러운 놀이기구를 탔다든지, 또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았다든지 등의 경우 이외에 현기증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필요로 합니다. 현기증의 진찰에서 중요한 것은 어지러운 당시에 진찰하는 것이므로 증상이 있으면 바로 의사에게 가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