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에 선다...
햇살을 안고 작은 숲길을 걸어간다
가닿는 시선이 즐겁고 화려했던 가을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바람에 늦은 단풍잎들이 머리위를 맴돈다
그리움이란...
어쩌면 눈을 감고 있어도 보이는 영상이 아닐까..?
마음의 눈으로 볼수 있는 것이기에..
격랑의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그러기에 시린 겨울이 와도 마음은 푸근할 것이다
은행잎이 바람타고
노란 나비처럼 나폴거리며 내려 앉는다
바람은 슬픈노랜 부르지 않는다는데..
잎새들의 몸짓은 슬퍼보이고
사람들을 괜한 고독에 젖게 한다.
갈솔잎을 밟으며 숲그늘을 지난다
호숫가 갈대숲 너머로 단풍잎이 수영하듯 머물고
가을도 호수에 빠져 그렇게 계절을 보내고 있다.
바람 부는 저 들판위..
머문 시선조차 흔들리고 있다.
가만히 서 있는 나무에게 바람은 이야기 한다.
함께 떠나자고...
그리움에 애타하면서 곱게 물든 가을 단풍처럼
한잎한잎 채색하는 마음으로 물들이는 시간들..
가을은 그리움과 고독이 더 깊어지는 시간이다
이제 가을은 나무가지 끝에 매달린
얼마남지 않은 잎새들처럼 떠날 채비를 마쳤다.
호젖한 숲길을 걸어가노라면
불어오는 바람소리도 정겹게 느껴지고
수북히 쌓인 잎새들의 바스락거림도 고맙고
그러하기에 시간은 가더라도
가슴에 채곡채곡 쌓일 이 시간들을 더욱 사랑하려 한다
09. 11. 23.